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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어주는 사람들
당신을 위해 ‘덜’ 친절한 라라씨
권미희 상담매니저
LALA
“독신이 좋다는 말, 혹시 이미 혼자가 된 상황에서의 자기위안은 아닐까요?”
MANAGER’s Talk

 

사랑의 끝과 시작을 안내한 경험

 

제게는 특이한 이력이 하나 있는데, 대학생 시절 수습으로 가정법원 상담소에서 이혼상담을 했던 적이 있어요. 아직 졸업도 하기 전인 어린 나이에 남녀가 만들어낼 수 있는 최악의 상황과 매일 마주했던 셈이지요. 한 때는 열렬히 사랑했던 두 남녀가 시간이 지나 ‘너 죽네, 나 죽네’ 하며 우리를 찾아 오면 상담을 통해 이혼 과정을 안내하는 것이 제가 할 일이었어요. 그렇게 다른 사람의 이별을 도와주었던 제가, 시간이 흘러 지금은 사랑의 시작을 도와주고 있네요. 어느 쪽이 더 좋으냐고요? 당연히 끝보단 시작을 안내하는 편이 훨씬 행복합니다. 어쩌면 아름답게 피어 오른 사랑이 허무하게 지는 것을 누구보다 많이 목격했기에 시작의 중요함을 더욱 절감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다 아는데 당신만 모르는 그것

 

연애를 잘 못하는 사람의 특징은 자신의 매력과 흠을 잘 모른다는 점이에요. 충분히 매력적인데 자신감이 없거나, 이성에게 비호감인 행동을 자신만 모르고 계속해서 하는 식이죠. 이런 부분은 주변 친구들이 콕 짚어 조언하기 어려워요. 감정이 걸려있는 문제거든요. 저는 모두를 대신해 ‘왜 당신이 연애를 못하는지’ 사이다처럼 속 시원하게 짚어주는 존재입니다. 그렇게 말하면 화를 내지 않냐고요? 오히려 아무도 해줄 수 없었던 직언을 반갑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아요. 어쩌면 본인 스스로도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네요. 사람의 마음을 여는 데엔 진심만큼 강력한 열쇠가 없더라고요. 듣기 좋은 사탕발림보다는 답답했던 부분을 찾고 보완책을 제시하는 것이 제 몫이라고 생각해요.  

 

‘혼자가 좋다’는 핑계는 그만

 

상담이 끝난 뒤에 꼭 하는 말이 있어요. “제가 연락을 못 드려도 꼭 저를 괴롭혀달라”고요. 그래서 하루 종일 메신저에 불이 나요. 늦은 밤에도, 주말에도 전화는 절대 거절할 수가 없죠. 한 번은 소개팅 복장을 조언해주었는데 백화점에 갔더니 그 옷이 없다고 연락이 온 거예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어 열심히 인터넷으로 비슷한 디자인, 가격대의 옷을 검색해 드린 적도 있어요. 제 수고스러움을 피력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소개팅 당사자의 노력과 적극성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요. 누군가는 독신이 좋다고 말하죠. 그런데 그건 혹시, 이미 혼자가 된 상황에서의 자기위안은 아닐까요? 평생 결혼을 하지 않고 살더라도, 사랑만은 절대 포기하지 않았으면 해요.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또 하나의 나’를 찾는 여정은 포기해서는 안 될 숙명이니까요.